트레이닝 데이 (2001), 앤트완 퓨콰
2023.02.21 넷플릭스
분닥 세인트가 앞에 떳길래 비슷한 영화를 찾다가 본 영화이다.
이게 왜 비슷한 영화인지는 잘 모르겠다.
분닥 세인트는 윌렘 데포, 노먼 리더스 주연의 액션 영화이다. 아주 재밌던 기억이 난다.
트레이닝 데이는 훈련하는 날이라는 뜻으로,
순찰대였던 호이트(에단 호크)가 마약반으로 발령받은 첫날 상관인 알론조(덴젤 워싱턴)을 만나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앤트완 퓨콰의 일반적인 영화답게 스토리는 직선적이고 통쾌한 액션이 들어있어 재밌게 볼 수 있다.
앤트완 퓨콰는 보통 중박 이상은 치는 영화를 만든다.
이번 영화에선 감독의 메시지도 들어가있고 덴젤 워싱턴의 엄청난 연기, 특히 그의 흔치 않은 '막장인생 양아치' 연기를 볼 수 있다.
덴젤 워싱턴은 이 영화로 2002년 74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탄다.
스포일러
알론조는 마약상을 잡으려면 마약상이 되어야 한다는, '양을 보호하려면 늑대를 잡아야 하고, 늑대를 잡으려면 늑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우수한 마약반 경찰이다.
그의 논리와 같이 그는 갱들이 주로 타고다니는 로우라이더 차량과 옷을 빼입고 갱처럼 말하고 행동하며 주변 갱들을 공권력으로 꽉 잡고 있다.
갱과 친해서 갱을 자신의 말로 삼아서 거래 현장을 보고 받고, 체포하기는 커녕 마약을 압수해서 호이트에게 펴보라고 권한다.
마약에 취한 호이트는 알론조의 차를 타고 가다가 한 여자가 폭행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그녀를 구해주지만 알론조는 이를 지켜보다가 두 강간 미수범들에게 위협을 가하고, 어차피 그 여자의 가족이 갱 단원이니 저절로 처벌받을 것이라고 하며 그냥 가버린다.
이렇게 알론조는 범인이 마약 관련한 큰 한탕이 아니면 두들겨 패고 말지 귀찮게 체포하지도 않으며 거리의 정의를 어느정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이지만 그래도 마약상을 능숙하게 잡는 걸 보면 양아치지만 그래도 자기 철학도 있고 성과도 있는, 다크히어로 같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알론조는 자신의 친구에게 호이트를 소개해주며 어린 시절의 자신을 닮았다고 말하며 그와 팀이 된 걸 기념하며 축배를 든다.
여기까지는 영화가 <살인의 추억>이나 <세븐>처럼 큰 사건을 두고 변하는 두 형사의 행동 양상을 그린 영화인 줄 알았다.
영화의 분위기는 알론조가 경찰 분대를 이끌고 아까 만난 친구 집에 다시 가면서 돌변한다.
알론조는 분대원들을 시켜 그에게 총을 겨누고, 친구가 숨겨둔 돈을 분대원들에게 나눠주며 호이트에게 친구를 죽이라고 시킨다.
장난인 줄 알고 거절하는 호이트 대신 그가 직접 샷건으로 살해한 뒤, 모두와 사건 현장을 조작하기 위해 입을 맞춘다.
소리를 듣고 오는 경찰 대원들에게 진실을 밝힐 것이라는 호이트에겐 그렇게 할 경우 소변검사를 시켜서 아까 핀 마약이 검출되게 하거나 죽일 것이라 협박하고, 딸과 아내가 있는 호이트의 부고를 전하는 아나운서를 흉내낸다.
그리고 그를 잘 달래서 자신의 갱 친구들의 집에 같이 방문을 하는데, 이는 확실히 입막음하기 위해 죽이기 위해 파놓은 함정이었다.
갱들은 알론조가 사실 이전에 러시안 갱들과 말싸움 하다가 상대방을 죽여서 100만 달러를 바치지 않으면 동료 갱들에게 살해당할 위기에 처해서 급전을 땡기기 위해 오늘과 같은 범행을 꾸몄다는 전말을 이야기 해주고 그를 욕조에 처박고 총을 겨눈다.
우연히도 그를 죽이려던 갱은 오전에 강간범들에게서 구해준 여자의 사촌이어서, 풀려난 호이트는 알론조를 찾아가 돈가방을 빼앗는다.
알론조는 주변에 몰려든 갱들에게 자신을 건드리면 모두 감옥에 갈 거라고 총알 없는 총에 가까운 엄포를 놓고, 이를 지켜보던 갱들과 아내는 한심하다는 듯 돌아선다.
돈가방을 잃은 알론조는 공항으로 도망가다가 갱에게 총살당하고, 알론조가 거짓증언을 거절하는 호이트를 보고 흉내냈던 것과 비슷한 부고가 흘러나온다.
트레이닝 데이는 악한 척 하는 경찰에 대한 영화가 아니라 선한 척 하는 악당의 이야기였다.
살아남으려면 갱처럼 되어야 한다며 직접 갱이 되고, 감옥에 보내버린다는 협박으로 온갖 부정한 이득을 얻은 그는 갱으로서 죽었고, 올곧은 선을 믿던 호이트는 본인이 구해준 소녀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래서 늑대를 잡으려면 늑대가 되어야 한다는 알론조의 말은 틀렸다. 양을 보호하려면 강한 양이 된다. 늑대의 탈을 쓸지언정 늑대가 되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다.
중간에 왜 알론조가 에단호크를 죽이게 던졌는지 이해가 안 갔는데, 알고보니 친구 마약상을 죽인 증거 없애려고 그런 거였다.
난 이래서 범죄자는 안 되나 보다.
이 영화에 카메오가 엄청 많이 등장한다.
알론조가 잡은 휠체어 탄 마약상은 스눕독, 알론조가 부른 경찰 분대 중 한 명은 닥터 드레, 호이트를 죽이기 위해 고용한 갱들 중 한 명은 투코 살라만카, 그리고 마지막에 알론조가 갱 동네에서 궤변을 늘어놓을 때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서있던 테리 크루즈까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