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물의 길(2022), 제임스 카메론
제임스 카메론은 세상에서 제일 영화를 잘 만드는 사람이다.
영화를 잘 만드는 기준을 돈으로 잡는다면 확실해진다.
영화 산업은 예술 산업 중에서 돈이 제일 많이 들어간다.
따라서 돈을 제외하고는 영화를 설명할 수 없다.
지극히 자본주의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르게 볼 수도 있다.
영화로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을 매료시켰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영화의 모든 부분이 대다수의 사람들이 납득하는 안전 범위 내에 있으며
특정 부분이 그들을 감동시켰다는 뜻이다.
영화의 플롯은 간단하지만 그렇다고 비어있지도 않다.
카메론은 최소한의 장면만으로 시퀀스에서, 전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능력이 있다.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로아크의 서브플롯은
전편에서 부실했다는 피드백이 있는 플롯을 좀 더 풍부하게 만들며
메인 플롯과 주제를 방해하지 않는다.
또한 영화 내내 잔인한 부분이 하나 없다가 (사운드로만 진행이 된다)
마지막에 작살 배 선장의 팔이 날아가는 카타르시스는
그의 절제미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영화는 체험의 매체이다.
영화는 인간인 관객이 판도라 행성의 생물들에 공감하게 한다.
신비감과 자연과의 일체감, 그리고 인간에 대한 공포감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이렇게 카메론 감독은 시각, 청각으로 영화가 할 수 있는만큼 새 세상을 창조해내었고,
관객에게 체험시키는 것을 넘어서 그 세계를 설득을 시켰다.
그리고 관객이 피해자로써 동물 학대를 경험하게 했다.
체험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 3d 모션캡처 기술을 발달시키고,
실제로 수중에서 촬영하기 위해 배우들은 숨을 참는 방법을 배웠다.
자연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하여 HFR 방식을 적용했고 특히 돌비 시네마에선 천연의 색을 경험할 수 있다.
공포감을 위한 장치로는 사운드가 있다.
인간의 잔인성을 보여주는 극적 장치가 있긴 하지만 그것은 일부 장면에서만 가능한 것이고,
시각적으로도 인간은 그리 무섭지 않기 때문에 소리를 쓴 것이라 생각된다.
아바타의 설정은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성간 여행이 가능하고 반중력 기술이 있는 고도 문명이
아직도 총알 쓰고 복잡하게 생긴 중장비 쓰고 프로펠라 쓰는 것은 사실 설정 오류에 가깝다.
레이저 총은 신체가 타버리고 말지만 총알은 근육을 찢어버린다는 것을 알기에,
우리가 제일 잘 아는 그 육중한 소리는 상상력을 자극하여 공포감을 조성하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중장비에서 요즘 나오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소리 나면 그닥 무섭지 않을 것이다.
네이티얌의 탄생, 그리고 태아의 형태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씬이 이어지는 장례식 장면은
모두가 자연에서 나서 자연으로 가는 삶의 순환을 의미한다.
바다의 물은 수증기가 되어 하늘을 떠다니다 비가 되고,
내린 빗물들은 다시 강을 타고 바다로 돌아간다.
인간도 동물도 결국은 죽음 후의 땅에 묻혀 거름이 된다.
사실은, 우리 모두가 별의 후손으로
구조만 상이할 뿐 똑같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과 동물과 식물과 교감할 수 있는 이유는 언어를 너머 대자연에서 하나라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은 그저 연결할 뿐이다.
영화는 개인적으로 이 노래와 가사를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Pink Floyd의 Meddle 앨범에 수록된 Echoes 라는 노래이다.
앨범 아트는 물에 잠긴 귀인데다
노래의 분위기는 몽환적이며 우주를 나타내고 있다.
전체적인 가사도 좋지만, 아래 부분이 영화의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Strangers passing in the street
거리에서 스쳐가는 낯선 사람들
By chance two separate glances meet
우연히 두 시선이 교차하네
And I am you and what I see is me
그리고 나는 그대이며 내가 보는 것은 나
And do I take you by the hand
그리고 나는 그대의 손을 맞잡아
And lead you through the land
육지를 가로질러 그대를 이끌어
And help me understand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오
The best I can
내가 할 수 있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