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음식

Pseudo Sue

Nowhere Man 2024. 3. 5. 22:09


Pseudo Sue / Pale Ale / ABV 5.8% / Toppling Goliath

이전에 꾸덕~한 스타우트를 찾으러 근처 바틀샵을 방문해서 사온 S’more Pastry Stout를 만든 곳이다. 이것은 내가 후기를 바로 쓰지 않아서 자세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꽤나 맛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난 번 부산 여행 때, 비어샵에서 보이길래 집어들었다. 요즘 이 캔이 정말 많이 보여서, 궁금증에 구매해보았다. 맥주 커뮤니티에서 맨날 좋다고 떠드는 게 - 몇 년 지난 거 같은데 유행이 가시지가 않는다 - 뉴잉글랜드 IPA이고 밝고 탁해서 이것도 그런 것인 줄 알았지만 Pseudo Sue는 IPA는 아니고 Iowa에서 만든, Citra 홉을 사용한 Pale Ale이었다.

보라색과 초록색 피부를 한 공룡이 눈에 띈다. 거품은 얇고, 잘 유지되지 않는다. 색은 매우 밝은 레몬색이며 굉장히 탁하다. 코에서는 홉 향이 많이 느껴진다. 맥아의 맛은 없다시피 하며, 색과 달리 얇은 바디감 - 물과 같은 질감위에 이게 파인애플인가 패션후르츠인가 용과인가 싶은 오묘한 열대과일과 싱그러운 홉 향이 옅게 깔린다.

누가 citra 홉을 묻는다면 바로 이 맥주를 선보일 수 있을 정도로 홉의 특성을 여실 없이 보여준 맥주이다. 뭔가, 자극적이고 새로운 맛이 아니라 재료 본연의 맛을 보여주어 소박하면서도, 그래서 오히려 더 강렬하다.

다만 나는 바로바로 와닿고 자극적인 게 좋아서, 내 취향은 아닌 걸로 하자.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이 맥주는 다양한 페어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맛과 향이 강한 맥주들은 맛있는 안주와 같이 먹기 어렵지만 이 맥주는 잡힐랑 말랑 은은하면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맥주라 다양한 안주와 같이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도수도 낮다. 향이 강한 IPA인 줄 알아서 안주 없이 그냥 까서 아쉽지만, 앞에 감자튀김만 있다면 쭉쭉 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