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02.18 DCT에서.
구리잔에 보드카 45ml 붓고 라임 반 개 짜고
갈은 얼음 채우고 진저비어를 필업한 뒤 라임으로 가니쉬한다.
DCT 사장님은 로즈마리까지 꽂아주시더라.
모스코 뮬은 진저비어와 라임, 보드카가 들어간 술이다.
라임과 생강맛의 조화로 상큼하면서도 쌉쌀하고 단 맛이 나는
기분 좋은 청량음료와 같다가 마지막에 보드카가 치고 올라와서
입체적인 재미가 있는 칵테일이다.
칵테일이 항상 그렇지만은 자기 기호대로 섞으면 되기 때문에,
탄산감을 더 느끼고 싶거나 술 맛이 싫으면 진저비어를 많이 부어도 된다.
특히 이번 것은 로즈마리를 꽂아서 마시기 전부터 다양한 향을 맡고 시작할 수 있다.
이전에 칵테일을 만들 때 스테이크에 쓰고 남은 로즈마리를 한 번 즉석에서 꽂아 본 적이 있는데,
알고 있는 맛과 위에 허브 레이어를 쌓는 것이다 보니
향도 더 다양해지고 어떤 건 섞여서 전혀 다른 향이 탄생하기도 한다.
집에서 이렇게 요리하다 남는 허브를 음료에 넣어 먹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모스코 뮬, Moscow Mule 은 독특한 스토리가 있는 칵테일이다.
1941년, 미국에서의 스미노프 판매권을 가지고 있는 존 마틴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미국인들은 보통 맥주와 위스키를 선호하기 때문에,
보드카가 잘 안 팔린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의 친구이자 LA의 칵테일 바 Cock'n'Bull의 주인 잭 모건 역시
자기가 직접 만든 진저비어 브랜드가 안 팔려서 고생 중이었다.
둘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저비어와 보드카, 그리고 약간의 라임즙을 섞어 칵테일을 만들었고,
상큼하고 시원한 맛 끝에 보드카가 퍽 하고 들어오는 게
마치 모스크바(Moscow)의 노새(Mule)가 발로 차는 듯하다 해서 모스코 뮬이라 이름 붙였다.
그리고 같은 해에, 아버지에게 구리 공장을 물려 받아 만든
약 2000개의 구리잔을 팔러 미국에 이민 온 러시아 출신의 소피 베레친스키가
LA 전역을 돌아다니며 구매처를 찾다가
우연히 Cock'n'Bull 바에 들어가게 되어 그 칵테일을 구리잔에 담아 팔 것을 제안했다.
이 해결책은 구리는 열 전도율이 높아 칵테일이 더 차갑게 유지된다는 장점과,
무엇보다도 러시아의 술을 러시아의 머그잔에 담아 마신다는 감성이 있었다.
존 마틴은 사업가답게 여러 바에 가서
'바텐더가 모스코 뮬과 스미노프 병을 들고 있는 사진'을 폴라로이드로 찍어 바에 걸어두도록 했고,
덕분에 모스코 뮬은 히트를 치면서 스미노프의 판매량은 세 배로 늘어났다.
다만 이는 길게 가지 못했는데, 10년 뒤 냉전 시대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스미노프는 21세기 전까지는 미국에서 빛을 보지 못한다.
스토리에서도 봤듯, 스미노프와 진저비어, 구리잔의 기발한 삼중 마케팅을 위해 만들어진 술이라서
구리잔에 안 먹으면 사실 모스코 뮬이라곤 할 수 없다.
집에는 구리잔도 없고 또 모스코 뮬이 얼음도 갈아야 되고 참 손이 가는데다,
진저비어는 갑자기 생각나서 구할 수 있는 재료는 아니라서 그냥 바에서 사먹는 게 훨씬 편하다.
나는 집에서 대부분의 칵테일을 집에서 해먹을 수 있기 때문에
바에 가면 내가 집에서 해먹기 귀찮은 술이나 특이한 재료가 들어가는 술,
수준 높은 바텐더가 있는 곳에선 테크닉이 필요한 술을 시키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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