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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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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 자신의 카이사르다. 나는 목표를 좇는 사람이다. 갑자기 결정하는 여행도 거기에 어떤 목적이 있음에서 연유한다. 정확히는, 작더라도 목표로 삼을만한 일이 뭐라도 있어야 여행을 가기로 결정한다. 일단 가서 뭔가를 보거나 먹거나 해보자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가기로 정한 다음에는 그것을 구체화하고, 다른 목표가 무엇이 있을까 찾아본다. 무엇을 먹을 것인지, 무엇을 볼 것인지. 그것들은 어디에 있는지 지도에 핀을 찍고, 어떤 순서로 가야 효율적인지 생각하며 핀들을 위상정렬 한다. 나는 수년 간의 경험을 통해 다음의 사실들을 정확히 알고 있다. 나는 목적이 있어야 제대로 움직일 수 있으며, 없으면 내가 시간이나 비용을 낭비할까봐 불안해 한다는 사실, 그래서 목적이 나를 견인하는 주체라는 사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목적이 나를 견인..
불확실한 게임을 즐기며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내 마음 뿐이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은 그것을 제외한 모든 것이다. 내 신체도 내가 통제하지 못한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 세상의 모든 일들도 마찬가지이다. 확실한 게 좋다는 것은 통제권을 원한다는 오만이다. 내 마음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도 사실 100% 가능한 것도 아니다. 사람의 감정은 신체 분비물 중 하나인 호르몬의 영향도 받는다. 내가 보고 듣는 감각들에 대한 반응이니, 감각 기관의 영향도 받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강아지를 산책 시키듯 나의 마음에 목줄을 걸고 자유롭게 뛰놀게 하는 것이다. 마음을 통제한다는 것은 내 감정이 어딘가로 예상치 못하는 곳으로 뛰어가게 내버려두고, 스스로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