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피크닉, 기타리스트 이시문과 함께
4만원 짜리 공연..
일반적으로 영화 한 편 보기엔 썩 내키지 않은 금액이다.
이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 라이브 재즈 공연을 무료로 감상한 기억이 있는데
그걸 기대하고 예매한 거긴 했는데 알고보니 기타리스트 한 분 오시더라.
그때는 재즈 트리오가 온 걸로 기억하는데... 그거랑 이거랑 반반 나눠서 하나에 2만원 한 셈 치기로 했다.
영화만 보는 게 아니라, 공연을 보는 것이니까.
(근데 16년 마티 프리드먼/이세황/스튜어트 햄 공연이 5만원이긴 했다... 어떻게 그 가격을 책정한 건지 지금도 미스테리다)
무성영화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소리가 안 들려서,
배우의 표정과 몸짓이 과장되어야 한다.
그것을 극대화 한 것이 버스터 키튼의 연기이다.
다만 다른 배우에 비해 키튼은 무표정이다.
대신 그만 할 수 있는 슬랩스틱으로 사람들에게, 시대를 초월한 웃음을 준다.
가끔 그가 표정을 지을 때가 있는데
무표정으로 일관되던 그가 그럴 때면 더 집중된다.
바보같은 영화 속 자아를 연기하는 키튼은
찰리 채플린을 볼 때와는 다른 느낌을 주곤 한다.
둘은 항상 무성영화 코미디에서 비교되는 양대산맥인데
나는 키튼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채플린의 영화 역시 손색 없고 명작이지만
배우에 애정이 가는 것은 채플린 보단 키튼이다.
영화는 28년 영화로,
저작권이 만료되어 유튜브에서 볼 수도 있다.
때문에 영화들은 다 본 상태이지만
영화는 역시 극장에서 다 같이 봐야 더 좋다.
영화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건
상황과 배경음악 뿐 아니라 관객들의 반응과 숨소리도 한몫을 한다.
영화에서 야구장 원맨쇼와
신문사 창문 깨지는 개그,
차이나타운의 개그가 기억이 난다.
100년 전 쯤 영화가 지금의 관객들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건
본질은 통한다는 것이다.
이런 순수한 웃음들이 세상 사람들 속에 가득했음 좋겠다.
그리고 수영장 탈의실 씬에서...
키튼 몸 엄청 좋더라...
현대적인 웨이트 운동이 정립되기도 전일텐데
어떻게 그런 데피니션 좋은 (흑백 영화인데도 잘 보일 정도니..) 몸을 유지했을까
아마 키튼은 맨몸 운동의 달인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슬랩스틱을 그렇게 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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